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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owly 스토리  
낭만아저씨
낭만아저씨 | 🇰🇷 대한민국

읽는 분들의 쉬운 번역을 위해, 일상에서는 조금 어색한 표현으로 글을 쓸 예정입니다.
어차피 한국인들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거에요. +_+

난 20살 때, 군입대 직전부터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그 배경은 이렇다. 사촌형이 나에게 이렇게 제안했다.
“네가 군대에 가면 여가시간이 생길거야. 혼자서 생각할 시간도 많고, 글을 써볼 시간도 생길거야. 네가 군대에 있는 동안 편지를 쓰는 취미를 갖는다면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취미가 될거야. 꼭 편지를 써보길 바라.”

난 군입대 2개월전부터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누군가를 떠올리고, 글을 쓰고, 우체국에 가서 직접 편지를 접수했다.
내가 20살 때는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휴대폰과 인터넷이 발달한 대한민국에서 마음만 먹으면 전화나 문자메세지를 쉽게 주고 받을 수 있었다. 그 때 편지쓰기라는 취미는 특별했다. 내 주위에서 편지를 취미로 가진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그 특별함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도 몰랐다. 사실 궁금하지도 않았다.

난 군입대 13년 정도 시간이 흘렀다. 나는 무사히 전역했고, 온세상에 스마트폰이 보급화 되었다. 하지만 난 편지쓰기 취미를 계속하고 있었다.
어느 날, 우연히 친한 친구가 “Slowly” 어플을 소개해줬다. “네가 아직 편지쓰는 취미가 있다면, 이 어플을 사용해봐. 진짜 편지 같아서 네가 좋아할거야.”

그렇게 우연히 “Slowly”어플에 접속했다. 처음에는 어플 사용이 많이 불편했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검색되는 방법도 몰랐고, 검색하는 방법도 몰랐다. 그저 내 아바타 설정, 자기소개 작성에만 20분 넘게 걸렸다.
대한민국에서 주로 사용하는 메신져 어플 외에는 채팅용 어플도 사용해본적이 없다. 하하. 언제든 내 소개를 수정할 수 있다는걸 몰랐다. 난 정말 많은걸 몰랐다.

나는 자세한 자기소개 작성에 지쳐 편지를 쓰지도 않고 어플을 종료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첫 편지가 나에게 오고 있었다.
내가 모르는 사람, 나를 모르는 사람이 나에게 편지를 보낼 수 있다니? 정말 신기했다. 처음에 난 온갖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은 누굴까? 연락처가 공유되어서 내 친구가 나에게 보낸건가? 나에게 편지를 왜 보내는 걸까? 무슨 내용일까? 혹시 사기꾼인가? 오? 외국 사람이다.’

난 실제 편지를 쓸 때도 글을 길게 쓴다. 최소한 편지지 1장은 가득 채워서 글을 썼다. 그리고는 편지를 한 장만 보내면 배송비용도 아깝고, 받는 사람도 내용이 짧아 금방 읽어버린 후 여운도 적을거라 생각했다. 물론 나의 착각이었지만, 내가 쓰는 편지의 기준은 아주 긴 글이다. 거리가 가까운 친구라면 2~3장씩 쓰는 경우가 많았다. 해외에 사는 친구에게는 한번에 17장까지 보낸 적도 있다. 한 봉투에 들어갈 수 있도록 편지지를 잘 접어서 무거운 책으로 눌러놓고 발송했다. 하하.

다시 어플 이야기로 돌아가자.
많은 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먼저 편지를 보내주었다. 참 고맙고, 신기한 경험이었다.
가깝게는 러시아, 중국,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들이 있었다.멀리 있는 나라는 터키, 아르헨티나, 브라질, 모로코 등 다른 대륙의 국가들이 있었다. 특히 터키는 같은 아시아였지만 “Slowly”를 통해 먼 나라인걸 알았다.

아쉽게도 난 지금 유명한 한국 문화를 거의 모른다. K-pop, K-drama, K-food, K-culture 등 나를 한국인이 아니라고 말해도 이해할 정도로 전혀 모른다. 난 어릴 때부터 드라마와 아이돌에 관심이 없었고, 음식은 대부분 다 좋아해서 한국음식이라 특별히 좋아하지도 않았다. 좋아하는 음악은 중학생 때부터 유행이 지난 옛날 음악을 좋아했다. 난 한국을 좋아하지만 한국문화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었다. 난 좋아하는게 생기면 아주 깊게 파고든다. 하지만 그 폭이 넓지는 않다. 어떤 친구의 표현을 빌리자면 “넌 문화 보수주의자야. 새로운거에 관심이 없어. 네가 아주 불편해서 화가 나야만 새로운 문화에 관심을 갖더라.”고 말했다.

실제로 난 먼저 편지를 보내지도 않았고, 답장에 충실했을 뿐이다. 그리고 난 한국문화에 관심있어하던 사람의 편지는 대부분 거절했다. 내가 그들의 관심사에 공감할 수 없을거라 착각했기 때문이다. 나의 아주 큰 착각이었다. 내가 착각하고 있다는걸 풀어준 친구들이 있다. 한명은 내가 알 수 없는 이유로 계정을 지웠다. 나에게는 처음으로 길게 대화했던 친구인데, 갑자기 떠나서 아쉽다.

또 한명은 1년 넘도록 길게 대화하고 있다. 우리는 단순한 안부인사로 시작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우리는 본인 나라의 역사, 음식, 음악, 취미,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 받는다. 그 친구는 최근 나에게 특별한 이벤트를 해줬다. 우리가 첫 대화를 한지 1년이 되었다며, “slowly”의 유료 우표와 긴 편지를 보내주었다. 난 예상하지 못했지만 정말 기뻤다.

우리가 긴 대화를 하고 있던 중, 난 더 많은 수단으로 소통하고 싶었다. 대한민국의 일상, 나의 일상을 영상으로 찍어서 이메일로 보내주었다. 그러자 내 친구의 나라 모로코의 영상이 답장으로 왔다. 내 생각에는 “Slowly”에서 영상을 보낼 수 없다는건 정말 좋은 정책이다. 난 아직 음성메세지를 보내본적은 없다. 하지만 사진은 자주 보내는 편이다. 편지와 사진을 함께 보내면 옆서 같은 느낌라서 너무 좋다. 하지만 영상까지 보낼 수 있다면, 느리게 도착하는 영상이라면 “Slowly”의 정체성이 벗어난 느낌이다. 내가 살아온 인생에서 실제 종이편지로 동영상을 보낸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친구와 자연스럽게 편지는 편지대로 주고 받으면서, 이메일로 동영상을 주고 받았고, 어느 날부터는 메신져도 사용하고 있다. 난 이 친구를 통해 많은걸 배운다. 그리고 많은 기쁨과 감동도 받는다. 친구도 나와 같다고 들었을 때, 기분이 참 좋았다.

번역이 잘 될지 모르겠지만 한국식 표현을 조금 써보고 싶다.
정말 가까운 친구라면 여러 가지 수단으로 소통해보는 것도 참 재밌다. 편지는 편지만의 맛이 있다. 동영상, 메신져 고유의 맛이 있다.

특히 친구에게 소포를 보내고 싶었지만 COVID-19 때문에 내가 생각한 모든 선물은 해외배송이 불가능하다는걸 확인했다.
한국의 고추장, 휴대용 손선풍기 등 내가 생각한 모든게 불가능했다. ^^; 들 뜬 마음에 친구에게 선물을 보낸다는 영상부터 먼저 보낸 뒤에 선물 배송이 불가능하다는걸 다시 영상으로 안내하기도 했다. 그 때, 난 너무 성급했고 부끄러움을 많이 느꼈다. 하하.

내가 이 친구에게 가장 고마웠던 점은 2020년 12월 16일부터 12월23일까지 겪었던 사건 때문이다. 난 갑자기 느낀 심각한 통증으로 밤늦게 응급실에 입원했다. 그리고 수십번의 마약성 진통제를 투약받았지만 2번의 시술이 모두 실패하고, 통증으로 인한 기절도 2번 겪었다. 병원에서 퇴원 후 수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이동했다. 그 병원에서도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통증과 강력한 진통제, 물도 마실 수 없는 완전한 금식을 했고, 전신마취 후 수술을 했다. 난 수술 후에도 전신마취의 후유증으로 기침조차 재대로 못했고, 아주 심각한 통증을 겪었다.

나의 병에는 통증의 주기가 없었고, 한번 시작된 통증은 계속 마약성 진통제가 아니면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아팠다. 내 심장이 뛰듯 통통 튀는 식의 통증이 아니었다. 마치 연결된 실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아팠다. 안 아픈 순간이 없었다. 내는 통증에 몸부림을 치면, 겨울에 환자복과 침대시트가 다 젖을정도로 심각하게 땀을 많이 흘릴 정도로 아팠다. 그리고 기절하는 과정이고, 통증으로 눈을 뜨는 악순환이었다.

그 때 내 친구는 8시간이라는 한국의 시차에 맞추어 나에게 연락해주었고, 긴 대화를 해주었다. 그리고 난 무사히 수술을 받아 건강을 되찾고 있다. 한번 대화하면 항상 길게 대화했다. 가끔은 종이에 편지를 쓴 후 그 편지 사진을 함께 보내주었다. 이걸 응용해서 “Slowly” 편지에는 한글로 된 편지와 번역본도 함께 썼다. 그리고 종이 편지를 사진으로 함께 보냈다. 그렇게 난 통증을 조금씩 견뎌냈다. 편지 덕분에 나는 기절을 2번 밖에 안했다고 생각한다.

아주 긴 시간동안 나와 대화해준 친구에게 늘 고마움을 느낀다. 처음에는 얼굴도 몰랐지만, 가족이나 연인이 아니지만 이제는 너무 좋아서 사랑한다는 표현을 쓸 수 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아주 친한친구에게 격렬한 포옹을 하며 사랑한다는 표현 말이다. 1년만에 이렇게 가까운 사람이 될 줄은 몰랐다.

카사블랑카의 여신이여, 내가 당신을 사랑합니다!!

다른 친구들을 잠깐 소개하고 마무리하겠다.
필리핀 친구에게는 많은 격려와 고민을 주고 받았다. 계절이 비슷하게 흘러가서 태풍피해를 걱정하는 등 날씨 이야기가 많았다. 최근에는 동영상 편집어플 이야기도 나누었다.
터키 친구는 우연히도 각자의 생각을 주고 받았다. 서로 공감대는 거의 없었지만 각자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식으로 대화해보니 앞서 말한 내 착각임을 깨달았다. (인용 : 내가 그들의 관심사에 공감할 수 없을거라 착각했기 때문이다.)

몇몇 친구들을 제외한다면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이 내 편지를 읽고 연락을 끊은 사람이 대부분이다. 종이편지지 3장 정도의 분량과 예쁘게 찍은 사진을 함께 보냈다. 그 사람은 내 편지를 읽었고, 최근에도 계속 접속 중이다. 하지만 나에게 답장은 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많이 허탈했다. 하지만 그들도 그들의 생각과 판단을 내린 행동이니 존중하게 되었다.

특히 내가 안타까워 하는 부분은 가능한 친구들에게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다른 친구에게 했던 이야기를 또 한다면, 나 스스로가 약간 프로그램화 된 질문과 답을 하는 존재가 되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가능한 똑같은 이야기를 여러 친구들에게 보내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편지를 한번 쓰려면 최소 2시간은 걸린다. 이제는 습관처럼 편지 시작부분은 “2021년 *월 *일 **시**분 편지쓰기 시작”라고 쓴다. 같은 맥락으로 편지의 마지막 부분은 “2021년 *월*일 **시**분 편지 끝”이라고 쓴다. 받는 사람에게 내 생각과 감정을 전달해서 내 모습이 상상되었으면하는 의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Slowly”는 정말 진지한 취미가 되었다. 내 행복과 슬픔을 공유했던 친구야, 너무너무 고마워요.

첨부한 사진은 내가 친구와 특별하게 공유했던 사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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